[기자수첩] 시민의 눈은 정확했다
[기자수첩] 시민의 눈은 정확했다
  • 김선민 기자
  • 승인 2021.02.25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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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을 흔드는 손이 이천을 흔든다

이천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결의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이천시민 777명의 탄원서가 시의회에 전달됐다.

그 과정을 시켜본 기자의 눈에는 깨어있는 시민의 모습이 보였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이천시 슬로건답게 고장 난 부분이 보이자 당연하게 스스로 내 집을 고치는 주인의 모습.

사실 김일중 시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는 뒤엉킨 실타래만큼이나 복잡하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설전이 있었고 당시 오고 간 발언 내용과 행동에 대해 김일중 의원과 조인희 의원의 주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이규화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여성의원으로서 폭언과 위협적인 행동을 느꼈다”라고 주장했고 다음날 서학원, 이규화, 조인희, 홍헌표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김일중 의원이 여성의원에게 폭언과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파악도 하기 전에 본질을 외곡 시키는 요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다수당의 횡포’,‘마녀사냥’, ‘여성 폄하’, ‘성인지 감수성’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나 것도 바로 이때 부터다.   

하지만 시민의 눈은 정확했다. 777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한 시민 4인은 “방송통신장비 관련 예산이 계수조정 중 명확한 논리와 근거 없이 과반수 의결에 의해 삭감되자 이에 소신발언을 한 청년 의원이 왜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냐!”며 윤리특위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들에게는 이분법적 사고는 없었다. 오직 본질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 왜 삭감되었는지 또한 그에 반발한 의원이 왜 징계를 받아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여성의원에 대한 폭언과 위협적인 행동에 대하는 자신들도 여성이지만 “회의록 어디를 보아도 여성의원에 대한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과 행동은 없었다”며 오히려 “시민의 선택에 의해 동등한 권한과 힘을 가진 시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데 남성과 여성 구분이 어디 있느냐!”며 따져 물었다. 777명의 시민을 대표해 탄원서를 제출하러 온 4인의 여성을 보면서 같은 여성이지만 시각의 차이가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에서 성숙한 이천시민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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