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주의 부모 독서교육칼럼 33] 운영전에서 만난 고전의 맛
[오세주의 부모 독서교육칼럼 33] 운영전에서 만난 고전의 맛
  • 이천신문
  • 승인 2020.09.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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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주 강사
오세주 강사

최근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논술의 의미를 깊게 들여다본다.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수시에서 학생들이 자소서나 면접을 통해 대입을 준비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시간속에서 코로나19의 방역과 지침으로 학생들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우리는 혼자서 무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로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다. 책속에서 정답보다 크고 값진 인생의 교훈을 맛보는 것이다. 필자는 고전을 접하면서 고전의 맛을 느낀다. 진정한 우리들의 길과 진리와 꿈과 이상을 체험한다. 고전속에서 길을 묻는다.

학생들이 대입을 고민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문학이 고전이다. 세상을 세상답게 알아가고 온전한 길을 발견하는 지혜가 있다. 이처럼 고전의 장르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보자. 편견없는 고전을 우리가 만나보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소설 운영전을 소개해본다. 고전 소설중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소설이 참 많다. 이런 소설류는 대게 주인공들이 힘들어도 마지막은 해피엔드로 끝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운영전은 다르다. < 운영전 > 은 안평대군의 궁궐인 수성궁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운영과 김진사와의 사랑이야기 이다. 남녀간의 애정소설인 운영전은 조선대 자유 연애사상 의 기반이 되었다. 춘향전과 숙영낭자전, 채봉감별곡 등과 더불어 사랑을 다룬 소설로 고전의 맛을 향유층들에게 더해 주었다.

운영전은 현실 - 꿈 -현실의 3단계 몽유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수성궁에서 벌어지는 광경 또한, 사대부 가문 중심의 유교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 할수 없는 모습이다. 운영은 궁녀 이기 때문에 김진사와의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한다. 두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끓고, 두 사람의 사랑은 하늘에서 이루어진다. 고전 소설중에 비극으로 끝나는 유일한 소설이다.

운영전이 맛깔스러운 이유는?

1. 궁중소설이다.
조선에서 궁중처럼 엄격한 곳은 없다. 왕가의 규칙과 법도가 존재하고 여인들의 처세가 중요한 곳이 궁중이다. 그래서, 궁중의 예법을 강조하였으며, 이러한 시대적인 환경탓에 궁중에서의 궁녀들의 사랑은 엄격하게 다루어 졌다. 그러기에 운영전의 배경과 시대와 환경을 뛰어 넘는 사랑은 재 평가를 받는 것이다.

2. 몽유소설이다.
고전소설에서 꿈을 전제로 이어지는 소설은 참 많다. 그래서 작자가 미상이고 드러나지 않는다. 김시습의 금오신화나 김만중의 구운몽의 경우에는 작자가 언급되지만, 대부분의 환몽구조 소설에는 작자 미상이 많다. 운영전에서 보면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을 저승에서 이루는 즉, 하늘에서 이루어가는 소설이다. 꿈속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이야기 구조는 보는 독자층으로 하여금 재미와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3. 한시가 등장하는 인문학적 고전류이다.
그렇다. 운영전에 보면 운영과 김진사간의 사랑시는 물론,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 간의 한시가 주류를 이룬다. 운영전의 또다른 이름이 수성궁몽유록인데, 그안에서 등장하는 한시는 놀라운 감성표현과 더불어 시대성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의 궁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 할수 없다. 금지된 사랑을 어긴 운영과 김진사의 관계는 그 어떠한 말로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루지못한 슬픈 사랑이야기는 여러 소설류에도 등장 한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그리스의 피라모스와 티스베,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에서 사랑의 결말을 본다.

● 운영전을 통해 청소년들이 배울점?

청소년들이 필독으로 보아야 하는 운영전은 고전류에서 가장 으뜸이다.  그것은 사대부가에서 운영이라는 궁녀와 사랑을 다룬점, 또한 본문에 등장하는 한시의 직설적인 표현과 감성으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필치의 노력들이 그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글쓰기나 논술을 통해 자아를 기르고 더 나아가서는 행복한 시문의 역할을 배울수 있기에 고전에서의 한시의 등장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세상 모든 이치를 담은 <주역> 도 등장인물중 금란이가 주역을 펴 놓고 점을 치다가 운영의 일을 맞추는 것은 모든게 학문을 기초로 이어지는 대화란 사실을 추론한다. 주역은 점을 칠때 보는 책이다. 세상 모든 것을 양과 음으로 나누어 남자는 양, 여자는 음으로 표현한다. 점의 종류도 사주, 관상, 궁합, 택일, 수상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 있다. 이처럼 청소년 시기에 독서와 고전의 깊이는 매우 중요하다.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목표설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소년들도 이처럼 분명한 자기 주관적인 목표를 지니고 학문에 전념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최고의 길이며 독서의 큰 기쁨이다.

● 독서논술코칭 상담 : seju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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