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맥 문학산책] 가을 귀
[시맥 문학산책] 가을 귀
  • 이천신문
  • 승인 2020.10.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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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귀
       
         주동 오세주

이른 아침 서리병아리 잠자던 알에서 깨어나
가을 햇살 두리둥실 물 한 모금 머금는다

새록새록 잠자던 아가들의 눈망울 소리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울음을 기억하고
농부들의 한 땀 어린 들녘 소리에
떡 비 내리는 소원으로 두 손 모아
안다미로 넉넉한 인심을 선사 한다

찌찌루 찌루찌루 찌르레기
날개를 가볍게 비비고
후드득 후득후득 메뚜기 소리
가을 아침 기지개를 신나게 편다

숲으로 우거진 가을 산에는
도토리 떼굴떼굴 잠자리 윙윙 날개 짓하며
귀뚜루 귀뚤 귀뚤이 귀뚜라미 노래 소리에
산 밤 나무들도 저마다 소리 높여 흥얼거린다

풀피리 울리던 농부들의 소 땀 소리가
실바람 타고 랄 라라 소곤대며
가을 하늘을 포근하게 펼쳐놓는다

천고마비의 계절에는
언제나 소리를 전하는 가을 귀가 있다

<한국시맥문인협회>

오세주 시인

오세주

-아동문학가, 시인
-한국시맥문인협회 수석부회장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시집 ' 아내가웃고있다'
-에세이 '독서는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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